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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허상의 어릿광대」 - 히가시노 게이고

by 하늘색잡초 2024. 7. 7.

 

허상을 좇는 인생도 있다

 

 

 

 

 

 

 

 

 

 

 

 

 

허상의 어릿광대 - 히가시노 게이고

 

 

 

 

 

 - 목차 -

 

1. 독서 계기

2. 책 내용

3. 나의 생각

4. 책 평가, 한줄평

 


- 독서 계기 -

여기 한 마술사와 당신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마술사는 카드를 꺼내 자신이 카드를 빠르게 넘기며 보여주는데 거기서 당신이 생각나는 카드를 말하라고 한다.

책을 펼치듯 빠르게 넘어가는 카드를 보며 당신은 생각나는 한 카드를 말하고,

마술사는 이를 당연한 듯이 맞춘다.

 

과연 위 상황에서 마술사는 정말 당신의 마음을 꿰뚫고 카드를 맞춘 것일까?

대부분이 무슨 트릭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모든 마술이 그렇듯 트릭을 보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간단한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하지만 마술사가 사용한 트릭을 알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같은 마술사끼리면 모를까 일반인이 이걸 알아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운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책 '허상의 어릿광대'는 위 마술사는 카드를 넘길 때 마지막 카드만 잠깐 멈춰서 보여줌으로 상대방이 그 카드를 고르게 유도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신나서 마술사에게 빠져 집중하고 있는 당신에게 냉정해지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당신의 뒤에서 마술사와 한패인 소매치기가 당신의 지갑을 훔치려 하고 있으니까.


이 책 '허상의 어릿광대'를 보게 된 건 우연히 지인에게 책을 빌릴 기회가 있었고, 거기서 일본의 유명한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작품인 데다 표지가 뭔가 신기하게 생겨서 손길이 갔다. 

 

 


- 책 내용 -

일본의 경시청 형사인 '구나사기'는 '구아이회'라는 신흥 종교집단에서 살인사건으로 인해 조사를 시작한다. 아무튼 '마음이 따뜻해진다'라는 정체 모를 교주의 기도방법으로 신자들을 모으고 있던 와중 구아이회의 간부중 한명이 이 정체모를 교주의 기도를 받다가 스스로 창문으로 달려 떨어져 죽었다. 타살보단 자살에 가까운 죽음에 수사에 진전이 없던 와중 구사나기의 친구인 천재물리학자 '유가와'는 트릭이 분명 있다고 말하는데...

 

'1장 현혹하다'부터 '7장 연기하다'까지 총 7장으로 이루어진 사건들에 여러 거짓들이 난무하는데 이를 '유가와'는 속 시원하게 진실을 말해주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 나의 생각 -

요새 사기가 늘어난 것 같다. 중고나라, 보이스피싱, 사이비종교 등 분야를 막론하고 누군가를 속이고 피해를 주고 이익을 취한다. 이런 차가운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다른 누군가를 의심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부모님이 위급하다고 해서 돈을 송금하려고 하면 알고 보니 사칭이었다던가, 친구가 나만 믿어보라고 수익이 확실하다고 한 투자는 다단계였다던가, 부모든 친구든 가리지 않고 의심해야 되는 이 세상이 외로운 건 나만 그런 걸까.

 

하지만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진실을 판별해야 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작중 '2장 투시하다'에서 호스티스인 한 여인이 손님으로 온 남자의 책가방을 투시해서 어느 한 봉투를 보게 되는데 그걸 보고 여자는 봉투만 보고 '위험한 냄새가 난다'라고 장난스레 말했을 뿐이지만 사실 남자는 거기에 위조수표를 넣어놨었고 이를 들켰다고 생각한 남자는 결국 여자를 죽이고 만다. 여자는 그저 장난을 친 것뿐인데.

 

남자가 만약 여자의 투시라는 능력의 트릭을 알았다면, 여자가 만약 남자의 진실을 알았다면 결과는 바뀌었을까.

 

이렇듯 진실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론 진실을 거짓으로 꾸며내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5장 보내다'에선 텔레파시 능력이 있다는 쌍둥이 여자자매를 만나게 되는데 둘 중 한 명이 누군가에게 습격당해 의식불명 상태가 되고 여기서 다른 쌍둥이 여성이 의식이 없는 언니의 기억을 봤다고,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을 거라고 하며 언니의 남편에게 많은 사진을 받게 된다. 하지만 친한 다른 사람의 사진은 다 넣어놓고 이상하게 한 사람만의 사진은 빼놓았고, 이를 조사해 보니 그 사람이 결국 범인이었다는 진실에 닿는다. 

하지만 당연히 텔레파시 능력은 거짓이다. 언니가 범인에게 습격당할 때 동생은 멀리 있었지만 언니의 위험이 느껴진다고 말하는데 이는 언니의 남편이 언니의 돈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재산을 갖기 위해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결국 진실을 거짓으로 꾸며내는 일도, 거짓을 진실로 밝혀내는 일도 중요해 보인다.

 

서로 상반된 이 행동들이 보는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허상의 어릿광대'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 책 평가 -

재밌었다. 여러 거짓된 이야기 속에서 진실을 파악하고 진상을 규명하는 게 내게는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내가 과연 저 상황이었다면 진실을 파악할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하며 읽게 돼서 흥미로웠다. 누군가 거짓을 말하며 내게 다가와도 그 허상 속에서 살아나갈 수 있는 자신이 조금은 생겼다.

 

글의 내용도, 필력도, 등장인물들도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주제가 무엇보다 현실을 속이려드는 허상이니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작가는 진실과 거짓의 그 간극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에 우리가 허상 속에 빠져있는 것을 보고 차분하게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접근하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재미          / 4.0   

스토리      / 3.0

책의 의미 / 3.5

필력         / 3.5

 

총점 / 3.5  [수작]

 

한줄평

"진실을 안다면 허상을 좇지는 않을 것"


 

작중 마지막 장 '7장 연기하다'에서 살인사건과 연관된 등장인물 3명이 나오는데 3명 모두 허상을 좇고 있었다.

 

그런 것처럼 나도 허상을 좇고 있는 건 아닐까 두려워졌다.

 

그래도 내가 좇는 게 허상이라고 할지라도 좇는 수밖에 없다. 일단 잡고 나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게 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