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은 하루 중 가장 좋은 때요. "

- 목차 -
1. 독서 계기
2. 책 내용, 나의 생각
3. 책 평가, 한줄평
- 독서 계기 -
[남아 있는 나날]
인생을 하루라고 친다면 당신은 어느 시간에 서 있는가?
아침, 점심, 저녁 등 여러 시간대가 있겠지만, 나는 점심에 위치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침을 지나 점심으로 가면서 여러 일들을 많이 겪었고, 당연히 후회할 행동도 많이 했다. 그렇게 아침에 있었던 일을 후회하며 점심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도 안 하고 당면한 과제에만 급급한 채 스스로를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거기서 이 책 "남아 있는 나날"은 말한다.
아침에 있었던 일들은 바꿀 수 없으니 남아 있는 나날에 집중하라고.
당연한 말 아닌가? 라고 처음 책을 볼 때 생각했다. 제목이 [남아 있는 나날]인 만큼 과거의 후회, 앞으로의 행동에 관해 썼으리라고 충분히 예상했다.
그렇게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나는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책 평가에서 말하고 우선 책 내용(스포일러)과 내 생각을 정리하겠다.
- 책 내용 / 나의 생각 -
[후회, 슬픔, 그리고 희망]
여기 한 집사가 있다.
집사는 오랫동안 한 주인을 모시다가 옛 주인이 예상치 못하게 떠나게 되었고, 다른 주인을 모시고 있다.
새 주인의 온정으로 7일간의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여행을 떠나며 과거를 추억하기도, 후회하기도 한다.
위대한 집사란 무엇인지 생각했던 일.
그 위대한 집사라는 가치관 때문에 같은 저택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그저 집사로서 업무를 처리했던 일.
또한 사랑했던 여인을 홀대하고 다른 남자에게 가는 것을 지켜봤던 일.
옛 주인이 히틀러에게 이용당할 때 그저 집사로서 보조했던 일.
그런 후회로 점 칠 된 과거를 추억하며 현재로 돌아와 여행의 말미에 이제 다른 남자의 부인이 돼버린, 사랑했던 여인을 만나며 다시 함께하길 고대하지만, 결국 여인이 손녀가 생긴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하며 그녀를 떠나보낸다.
그렇게 여행의 마지막, 바닷가에서 지는 해의 황혼을 바라보며 그럼에도 남아 있는 나날이 있다고, 자신의 부족한 농담 실력을 올리기로 다짐하며 소설은 마무리된다.
[진심]
이 책을 보면서 계속 생각했던 건 왜 주인공이 후회를 해야 했을까,라는 생각이다.
훌륭한 주인, 자신이 원하던 업무, 만족스러운 저택, 그런 환경에서 살면서 왜 주인공은 후회를 하게 되었을까.
책 마지막 작품 해설에서도 나오지만 그 이유는 주인공 자신 스스로의 "진심"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서 아버지, 여인, 옛 주인 등을 희생하며 살아왔는데 주인공은 위대한 집사이기 이전에 자신이 사람임을 망각했다.
위대한 집사는 사사로운 감정보다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생의 단 한 번의 아버지와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하고,
위대한 집사는 주인을 섬기기 위해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랑한 여인을 떠나보내고,
위대한 집사는 주인이 하는 일을 도울뿐, 개입하지 않는다며 주인이 몰락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위대한 집사가 뭐라고 그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을까. 자신의 진심을 무시하면 후회로 돌아오는데.
좀 더 자신의 진심에 집중해서 위 상황을 대했더라면 어땠을까.
결국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후회하지 않을 행동이란 것은 주변 상황, 사람, 가치관 등에 옭매이지 않고 사람으로서 자신의 진심을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그렇기에 당장 내가 맞닥뜨린 어려움, 주변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도, 사랑하는 여인에게 고백하는 게 부끄럽더라도, 살아온 내 가치관을 부숴버리는 게 힘들더라도, 남아 있는 나날 동안 내 마음이 말하는 진심을 따르는 게 후회하지 않을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 책 평가 -
상당히 좋은 책이다.
책이 담고 있는 의미도 좋을뿐더러 그 의미를 전달하는 형식이 후회라서 누구든 공감할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주인공이 여주인공과 투닥대는 것도 재밌었고, 어렵지 않게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여 전달력도 좋았다.
과거, 현재, 미래를 품고 있는 형식도 완성도가 높아서 좋았다.
그런데 글의 마지막 주인공이 현재 자신이 해야 할 일과 저택에 돌아가면 처리해야 할 일을 생각하는 것, 즉 작가가 말하는 미래로의 희망은 나에게 잘 와닿지 않았다.
그 미래를 말하는 내용이 짧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 현재 상황이 미래를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남아 있는 나날 동안 후회하지 않을 행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하루 중 가장 좋은 때가 저녁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본인에게 아침(과거)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 라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돌아가겠다고 말하지 않을까. 누구든 그러겠지만.
나는 저녁이 가장 좋은 때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미 저녁이 되어버린 이상, 자기 전까지 좋은 기억을 채워 나가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재미 / 3.0
전달력 / 4.5
책의 의미 / 4.5
필력 / 3.0
총점 / 3.75 [수작]
한줄평
"달리고 싶다면 달려라, 넘어지는 게 두렵더라도."
사담으로 사실 책을 읽기 전 이 책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이라는 소리를 듣고 조금 걱정했다.
왜냐하면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을 여럿 읽었지만 내게 좋은 책이라는 인상을 준 책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벨문학상이 할당제처럼 국가, 인종, 문화마다 할당해 순번제로 돌아가듯 상을 수여해 준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어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결국 취향차이였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좋았던 것처럼,
내가 좋아할 책을 아직 읽지 않았을 뿐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다.